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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황을 읽는 4가지 숫자의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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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황을 읽는 4가지 숫자의 순서

아침마다 지수를 확인하다 보면 같은 1% 하락도 전혀 다르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금리가 뛰면서 대부분의 종목이 밀린 날과, 대형주 한두 개가 빠져 지수만 내려간 날은 다음 장을 읽는 방식부터 달라집니다. 저는 주식시황을 볼 때 지수의 등락률을 적어 둔 뒤 금리, 환율, 수급, 기업 이익을 차례로 확인합니다. 숫자 네 개가 같은 이야기를 하는지 보는 겁니다.

1 금리는 주가의 기준선을 바꿉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의 매력이 높아지고, 먼 미래에 벌 이익의 현재 가치는 낮아집니다. 성장 기대가 주가에 많이 반영된 기업일수록 이 변화에 민감한 편입니다. 다만 금리 상승을 무조건 악재로 읽으면 놓치는 게 있습니다. 경기가 좋아져 금리가 오를 때는 기업의 매출과 이익도 함께 늘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리의 방향만큼 왜 움직였는지가 중요합니다.

2022년은 두 힘이 충돌한 사례입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자료에서 미국 실효 연방기금금리의 월평균은 그해 1월 0.08%에서 12월 4.10%로 높아졌습니다. 한국거래소에 공시된 코스피 연말 종가는 2021년 2,977.65에서 2022년 2,236.40으로 약 24.9% 낮아졌고요. 금리만으로 하락 폭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물가 부담과 경기 둔화 우려도 겹쳤습니다. 그래도 당시 시장이 기업의 미래 이익을 평가하는 기준을 얼마나 빠르게 바꿨는지는 이 두 숫자가 잘 보여줍니다.

그래서 미국 국채금리가 오른 날에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강했는지, 아니면 경기가 견조하다는 신호가 나왔는지부터 구분합니다. 전자라면 금리 인하 기대가 밀리며 주식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후자라면 실적 전망이 개선되는 업종은 오히려 버틸 여지가 있습니다.

2 환율은 국내 증시의 온도계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같은 달러를 사는 데 더 많은 원화가 듭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주가와 함께 환율에 따른 손익도 봅니다. 가령 1달러가 1,300원일 때 원화 주식을 샀는데 주가가 그대로인 사이 환율이 1,430원이 됐다면, 달러로 환산한 자산 가치는 약 9.1% 줄어듭니다. 수수료와 배당을 뺀 단순 계산이지만, 주가가 보합이어도 외국인에게는 손실이 생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2022년 9월 28일 원·달러 환율은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일별 자료에서 1,440.50원이었습니다. 당시처럼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이 함께 나타날 때는 국내 주식의 가격 매력만으로 외국인 자금의 움직임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환율 상승이 모든 기업에 같은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수출 기업은 달러 매출을 원화로 바꿀 때 유리할 수 있고, 원자재를 수입하는 기업은 비용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영향은 환헤지와 원가 구조까지 봐야 합니다.

3 수급은 상승의 폭을 보여줍니다

지수가 올랐다는 말만으로 시장 전체가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시가총액이 큰 종목 몇 개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동안 상당수 종목은 제자리에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코스피와 코스닥의 방향을 비교하고, 오른 종목과 내린 종목의 수를 함께 봅니다. 반도체 대형주가 오른 날 중소형주까지 매수세가 퍼졌는지 확인하려는 겁니다.

투자자별 매매도 하루치보다 며칠의 흐름이 유용합니다. 외국인이 하루 순매수한 사실보다 환율이 안정되는 동안 연속해서 사는지가 더 많은 정보를 줍니다. 반대로 지수는 오르는데 상승 종목 수가 줄고 거래가 일부 종목에 몰린다면, 상승을 이끄는 힘의 범위가 좁아졌다고 읽습니다. 이것만으로 다음 날 하락을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지수 상승을 그대로 시장 전체의 낙관으로 옮겨 적지 않게 해줍니다.

4 기업 이익이 방향을 오래 붙잡습니다

금리와 환율이 시장의 평가 기준을 흔든다면, 기업 이익은 그 평가를 버티게 하는 재료입니다. 같은 주가 5만 원이라도 예상 주당순이익이 2,500원이면 예상 주가수익비율은 20배, 5,000원이면 10배입니다. 주가가 변하지 않아도 이익 전망이 낮아지면 주식이 비싸 보일 수 있습니다. 지수가 많이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싸졌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시황을 읽을 때는 실적 발표 숫자뿐 아니라 다음 분기 전망이 어떻게 바뀌는지 봅니다. 매출이 늘었는데 재고와 비용이 더 빨리 늘었다면 이익의 지속성을 따져야 합니다. 반대로 환율과 금리가 불안해도 이익 전망의 하향 조정이 멈추고 개선 업종이 늘어난다면 시장을 보는 시선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 기준에는 네 숫자가 모두 좋아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금리가 오르는 이유, 환율이 움직이는 배경, 매수세가 퍼지는 범위, 이익 전망의 변화가 서로 맞물리는지 확인하는 편이 더 현실적입니다. 하루의 주식시황은 답안지보다 기록에 가깝습니다. 며칠을 이어 읽어야 무엇이 달라지고 있는지 보입니다.

주식시황을 읽는 4가지 숫자의 순서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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