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계산기 쓰기 전 확인할 5가지 숫자

얼마 전 지인이 이직을 준비하면서 퇴직금계산기를 돌려봤는데, 회사가 알려준 금액과 30만 원 넘게 차이가 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주가나 환율도 작은 변수 하나가 가격을 흔들 듯, 퇴직금도 입사일·퇴직일·상여금·연차수당 입력 방식에 따라 숫자가 꽤 달라집니다.
1. 퇴직금계산기의 기본 공식은 하나입니다
법정 퇴직금의 뼈대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1일 평균임금에 30일을 곱하고, 여기에 총 계속근로일수를 365일로 나눠 반영합니다. 식으로 쓰면 1일 평균임금 × 30일 × 계속근로일수 ÷ 365입니다.
다만 아무 근로자에게나 자동으로 붙는 돈은 아닙니다.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어야 하고, 4주 평균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이어야 합니다. 아르바이트, 계약직, 파트타임이라는 이름보다 실제 근로기간과 소정근로시간이 먼저입니다.
2. 퇴직 전 3개월은 90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퇴직금계산기에서 가장 자주 틀리는 부분이 평균임금 산정기간입니다. 평균임금은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지급된 임금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눠 계산합니다. 여기서 총일수는 출근일수가 아니라 달력상 일수입니다. 그래서 89일, 90일, 91일, 92일이 모두 나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전 3개월 임금총액이 900만 원이고 산정기간이 92일이면 1일 평균임금은 약 9만7,826원입니다. 이를 단순히 90일로 나누면 10만 원이 됩니다. 5년 근무자라면 세전 퇴직금 차이가 약 32만6천 원까지 벌어집니다. 이 정도면 단순 오차라고 넘기기 어렵습니다.
3. 상여금과 수당은 이름보다 지급 성격이 중요합니다
고용노동부 안내 기준을 보면 평균임금에는 기본급만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근로의 대가로 정기적·계속적으로 지급되는 수당은 명칭과 관계없이 임금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매달 고정적으로 받는 식대나 교통비라면 평균임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고, 회사가 그때그때 재량으로 주는 일회성 격려금은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상여금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취업규칙, 근로계약, 단체협약, 반복된 지급 관행으로 지급 의무가 인정되는 상여금이라면 퇴직금 산정에 반영되는 쪽으로 봅니다. 보통 퇴직 전 1년간 받은 상여금 총액의 3개월분, 즉 3/12을 평균임금 산정 임금총액에 더합니다.
연차수당은 두 갈래로 나눠 봐야 합니다
연차수당은 특히 헷갈립니다. 퇴직 전에 이미 발생한 미사용 연차수당 중 평균임금에 산입되는 금액은 3/12 방식으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퇴직하면서 비로소 지급 사유가 생기는 당해 연차 정산분은 계산 위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퇴직금계산기에 연차수당 칸이 있다고 해서 모든 연차 관련 금액을 한꺼번에 넣으면 예상액이 부풀 수 있습니다.
4. 평균임금보다 통상임금이 높으면 기준이 바뀝니다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으로 계산한 금액이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봅니다. 이 조항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퇴직 전 3개월에 무급휴직, 병가, 근무시간 단축, 임금 감소가 겹치면 평균임금이 평소보다 낮게 잡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퇴직금계산기는 1일 평균임금과 1일 통상임금을 따로 보여주고, 더 높은 기준을 적용했는지 표시합니다. 숫자 하나만 보여주는 계산기라면 계산 과정이 맞는지 한 번 더 봐야 합니다. 공식 계산 구조는 고용노동부 노동포털과 국가법령정보센터의 기준을 함께 맞춰 보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5. 계산기 결과를 볼 때 체크할 5가지
- 입사일과 퇴직일을 정확히 넣었는지 확인합니다. 퇴직일은 보통 마지막 근무일의 다음 날로 봅니다.
- 직전 3개월 임금은 세전 금액 기준으로 입력합니다.
- 3개월 총일수는 근무일수가 아니라 달력 일수로 봅니다.
- 상여금과 산입 대상 연차수당은 전액이 아니라 보통 3/12만 반영됩니다.
- 평균임금과 통상임금 중 어느 쪽이 적용됐는지 확인합니다.
퇴직금계산기는 숫자를 빠르게 보여주는 도구지만, 그 숫자가 맞으려면 입력값의 성격을 먼저 나눠야 합니다. 시장에서 가격만 보고 판단하면 방향을 놓치듯, 퇴직금도 최종 금액보다 계산 과정이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회사 제시액과 계산기 예상액이 다르다면 감정적으로 맞서기보다 임금명세서, 근로계약서, 취업규칙, 상여금 지급 내역을 나란히 놓고 차이가 나는 항목부터 좁혀가는 접근이 현실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