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계산기에서 놓치기 쉬운 5가지 숫자

퇴사 상담을 하다 보면 월급에 근속연수를 곱해 퇴직금을 예상하는 분이 많습니다. 얼추 맞는 경우도 있지만, 퇴직금계산기에 같은 월급을 넣고도 예상보다 큰 차이가 나는 일이 있습니다. 계산기의 문제가 아니라 입력한 날짜와 임금의 범위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1. 입사일보다 퇴직일 입력이 더 헷갈린다
고용노동부 노동포털 퇴직금계산기에는 일한 날의 다음 날을 퇴직일자로 입력합니다. 6월 30일까지 근무했다면 7월 1일을 넣는 식입니다. 하루 차이가 작아 보여도 계속근로일수와 퇴직 전 3개월의 시작일이 함께 달라집니다.
먼저 근로계약서의 입사일과 실제 마지막 근무일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중간에 퇴직금을 정산받았다면 그 이후의 근로기간을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휴직 기간도 사유에 따라 평균임금 산정기간이나 계속근로기간에서 다르게 취급될 수 있어, 단순히 재직 달력만 보고 일수를 빼면 오차가 생깁니다.
2. 월급 3개월치가 곧 평균임금은 아니다
퇴직금의 기본식은 ‘1일 평균임금 × 30 × 계속근로일수 ÷ 365’입니다. 1일 평균임금은 퇴직 전 3개월의 임금총액을 그 기간의 달력상 일수로 나눠 구합니다. 근무한 날만 세는 방식이 아닙니다. 해당 3개월은 날짜에 따라 89일부터 92일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지막 3개월의 세전 임금이 매달 300만 원이고, 그 기간이 92일이며, 계속근로일수가 730일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1일 평균임금은 900만 원 ÷ 92일로 약 9만 7,826원입니다. 이를 기본식에 넣으면 퇴직금은 약 587만 원입니다. 3개월을 기계적으로 90일로 잡으면 600만 원이 나옵니다. 같은 월급과 근속기간인데도 약 13만 원이 벌어지는 셈입니다.
입력하는 임금은 통장에 들어온 실수령액이 아니라 세전 임금입니다. 기본급만 적고 정기적으로 지급받은 수당을 빠뜨리면 예상액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모든 입금액을 임금으로 취급해도 과대 계산이 됩니다. 지급 항목의 성격을 급여명세서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3. 상여금과 연차수당은 지급월만 보면 틀린다
정기상여금이 퇴직 직전 3개월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고용노동부 안내는 산정 사유 발생 전 12개월 동안의 정기상여금 가운데 3개월분을 평균임금 계산에 반영하도록 설명합니다. 앞의 예에서 연간 정기상여금 400만 원 중 반영 대상액이 100만 원이라면, 다른 조건이 같을 때 계산 결과는 약 652만 원으로 올라갑니다. 상여금 입력 하나로 약 65만 원이 달라지는 사례입니다.
연차휴가 미사용수당도 발생 시점이 중요합니다. 이미 지급받을 권리가 확정된 수당 중 평균임금에 반영할 몫을 따져야 하며, 퇴직하면서 새로 발생하는 미사용수당을 무조건 같은 칸에 더하는 방식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계산기가 연간 상여금과 연차수당을 별도 항목으로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4. 계산 결과가 낮다면 통상임금도 비교한다
퇴직 직전 3개월에 임금이 줄었다면 계산기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1일 통상임금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상 계산된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낮으면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봅니다. 노동포털 계산기도 두 금액을 비교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가령 마지막 3개월에 일시적으로 수당이 줄어 1일 평균임금이 9만 원으로 계산됐지만, 1일 통상임금이 10만 원이라면 퇴직금 산정 기준은 10만 원이 됩니다. 다만 어떤 수당이 통상임금에 들어가는지는 지급 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육아휴직이나 업무상 재해로 인한 휴업처럼 평균임금 산정기간에서 제외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입력값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급여가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퇴직금이 같은 비율로 줄어든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5. 우리 회사가 DC형인지 먼저 확인한다
퇴직금계산기의 기본식은 퇴직금제도나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인 DB형을 이해할 때 유용합니다. 확정기여형인 DC형은 구조가 다릅니다. 회사가 가입자의 연간 임금총액 중 12분의 1 이상을 계정에 납입하고, 실제 적립금은 운용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DC형 가입자가 퇴직금계산기의 금액과 계좌 잔액을 일대일로 비교하면 차이를 잘못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급 대상도 함께 봐야 합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고, 4주 평균 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가 기본 대상입니다. 퇴직금제도라면 퇴직 후 원칙적으로 14일 안에 지급해야 하며,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는 당사자 합의로 기일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계산기에 나온 금액은 세전 추정치이므로 통장에 들어올 금액과도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퇴직금을 볼 때 결과 숫자보다 계산 경로를 먼저 확인합니다. 퇴직일, 마지막 3개월의 세전 임금, 상여금과 연차수당, 통상임금, 퇴직급여제도를 차례로 맞춰 보면 차이가 난 이유가 보입니다. 그 과정을 거쳐야 퇴직금계산기의 숫자도 실제 생활 계획에 쓸 만한 기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