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사는법 처음 시작할 때 거치는 5단계

얼마 전 주식을 처음 산다는 지인이 앱 화면을 보여줬습니다. 매수 버튼은 이미 찾았는데, 얼마를 넣고 어떤 가격에 주문해야 할지에서 손이 멈췄더군요. 주식사는법은 버튼을 누르는 순서보다 그 앞뒤의 판단을 잡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계좌 개설부터 첫 체결 이후까지, 제가 처음 거래를 한다면 확인할 순서로 적어봅니다.
1. 거래할 시장에 맞는 계좌부터 연다
국내 주식은 증권사에서 주식 거래 계좌를 만들고 돈을 입금하면 주문할 수 있습니다. 미국 주식까지 생각한다면 해외주식 거래 신청, 원화 주문 가능 여부, 환전 방식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앱 안에서도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의 주문 화면이나 거래 가능 시간이 다를 수 있습니다.
증권사를 고를 때 앱 디자인만 보지는 않습니다. 국내외 주식 거래 수수료, 환전할 때 적용되는 환율과 우대 조건, 주문 내역을 확인하기 쉬운지가 실제 사용에 더 크게 남습니다. 특히 수수료 할인은 적용 기간과 대상 시장이 다를 수 있으니 계좌를 열 때 표시된 조건을 읽어두는 편이 좋습니다. 첫 거래라면 신용거래나 미수거래를 쓰지 않고 입금한 현금 안에서 시작하는 것이 손익을 파악하기 쉽습니다.
2. 살 금액을 먼저 정하고 환율을 따로 본다
계좌에 100만 원을 넣었다고 100만 원어치를 한 번에 사야 하는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첫 매수액을 20만 원으로 정하면 나머지 80만 원은 가격이 내려왔을 때 다시 판단할 여지가 됩니다. 반대로 가격이 올라도 처음부터 정한 한도 덕분에 급하게 비중을 키우는 일을 줄일 수 있죠. 생활비나 가까운 시일에 쓸 돈을 빼고, 가격 변동을 견딜 수 있는 금액으로 시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해외 주식은 한 가지 계산이 더 붙습니다. 가령 1달러가 1,300원일 때 1,000달러어치를 샀다고 해봅시다. 주가가 달러 기준으로 10% 올라 1,100달러가 됐어도 환율이 1,200원으로 내려가면 원화 평가액은 132만 원입니다. 처음의 130만 원과 비교하면 수익률은 약 1.5%입니다. 수수료와 환전 비용을 빼기 전 수치입니다. 미국 기업을 잘 골랐는지와 원화로 얼마를 벌었는지는 이렇게 다른 질문입니다.
3. 종목 이름보다 사는 이유를 적는다
처음 보는 종목이라면 최근 주가보다 그 회사가 무엇을 팔아 돈을 버는지부터 확인합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늘어나는지, 빚 부담은 어느 정도인지, 최근 공시에 사업 전망을 바꿀 만한 내용이 있는지를 봅니다. 국내 기업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서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숫자 하나만 떼어 보기보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계절적인 차이도 덜 헷갈립니다.
주가가 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싸졌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금리 상승으로 성장주의 기대 수익률이 낮아졌을 수도 있고, 회사의 이익 전망 자체가 꺾였을 수도 있습니다. 두 경우에 대한 대응은 다릅니다. 전자라면 시장 전체의 평가가 바뀐 것인지 살피고, 후자라면 처음 세운 투자 이유가 아직 유효한지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개별 기업 분석이 아직 부담스럽다면 여러 종목에 나눠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도 비교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안에 어떤 자산이 담겼는지는 봐야 합니다.
4. 매수 화면에서는 가격과 수량을 다시 확인한다
주문 화면에서 종목, 매수·매도 구분, 가격, 수량을 입력합니다. 지정가는 내가 허용하는 매수 가격을 정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보이는 가격이 5만 원이어도 4만 9,500원에 지정가 매수 주문을 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가격에 팔려는 사람이 없으면 체결되지 않습니다. 시장가는 가격을 정하지 않고 체결을 우선하는 주문입니다. 한국거래소 설명처럼 매도 호가가 여러 가격에 걸쳐 있으면 한 번의 시장가 주문도 서로 다른 가격에 체결될 수 있습니다.
특히 거래량이 적거나 가격이 급히 움직이는 종목은 주문 직전 보인 가격과 실제 체결 가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첫 주문은 가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지정가가 이해하기 편합니다. 주문 버튼을 누른 뒤에는 접수와 체결을 구분해 봐야 합니다. 미체결 상태라면 주식을 산 것이 아니며, 가격을 바꾸려면 기존 주문의 정정이나 취소 상태까지 확인해야 중복 주문을 피할 수 있습니다.
5. 체결 뒤에는 수익률보다 기록을 남긴다
체결 내역에서 수량, 체결 가격, 거래 비용을 확인합니다. 국내 주식은 거래가 성립한 날과 최종 결제일이 다릅니다. 한국거래소가 안내하는 일반적인 국내 주식 결제 주기는 거래일로부터 2영업일 뒤입니다. 미국 주식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안내 기준으로 대체로 1영업일 뒤 결제됩니다. 돈을 언제 인출하거나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는지는 증권사 화면의 출금 가능 금액을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저라면 첫 매수 뒤에 세 줄만 적어두겠습니다. 왜 샀는지, 어떤 변화가 생기면 판단을 바꿀지, 한 종목에 얼마까지 넣을지입니다. 예를 들어 실적 회복을 보고 샀다면 다음 실적에서 매출보다 이익률이 개선되는지 확인하는 식입니다. 주가는 매일 움직이지만 매일 판단을 바꿔야 하는 건 아닙니다. 매수할 때 세운 근거가 유지되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첫 거래의 손익보다 오래 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