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리빅스 공모주를 볼 때 따질 4가지 숫자

공모주 일정을 보다 보면 기관 경쟁률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인텔리빅스도 1,234.3대 1이라는 숫자가 눈길을 끌었죠. 그런데 12년간 공모주와 상장 후 주가를 지켜보니, 주문이 많이 들어왔다는 사실과 상장 후 그 가격을 지탱할 힘은 따로 봐야 했습니다. 인텔리빅스는 청약이 끝난 지금, 공모가 9,000원에 담긴 실적 기대와 상장 첫날 풀릴 물량을 함께 읽어볼 만한 종목입니다.
1. 공모가 9,000원에 반영된 기대
인텔리빅스는 10월 21~22일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일반 청약을 진행했습니다. 희망 공모가 7,600~9,000원 가운데 상단인 9,000원으로 가격이 정해졌고, 250만 주를 모두 신주로 모집해 공모금액은 225억 원입니다. 기존 주주가 이번 공모에서 보유 주식을 파는 구주매출은 없습니다. 환불 예정일은 10월 26일,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10월 30일입니다.
신주 공모라는 점은 회사로 자금이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회사는 AI 기술 고도화와 신제품 개발 등에 자금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자금의 쓰임새와 투자 성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연구개발비를 늘린 뒤 실제 계약과 이익이 얼마나 늘어나는지까지 이어서 봐야 합니다.
확정 공모가를 전체 상장 예정 주식 1,133만 5,408주에 적용하면 예상 시가총액은 약 1,020억 원입니다. 2025년 순이익 약 54억 원과 단순 비교하면 약 19배 수준입니다. 작년 이익이 앞으로도 유지된다는 전제가 깔린 계산이죠. 올해 수익성이 달라진다면 같은 공모가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경쟁률 1,234대 1을 읽는 방법
기관 수요예측에는 2,357건의 주문이 들어왔고 경쟁률은 1,234.3대 1이었습니다. 희망 범위 상단에 공모가가 정해졌으니 기관 수요가 강했다는 해석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상장 전 가격을 정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관심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런데 수요예측 주문은 상장 후 보유 기간까지 한꺼번에 보여주지 않습니다. 높은 경쟁률만 보고 첫날 매도 물량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판단이 꼬일 수 있습니다. 기관이 실제로 얼마를 배정받았는지, 그중 얼마를 일정 기간 팔지 않기로 확약했는지는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수요예측 때 신청한 확약 비율과 최종 배정 뒤 확약 비율도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더 유용한 질문은 ‘기관이 많이 신청했나’에서 ‘배정된 주식 중 상장일에 거래 가능한 주식이 얼마나 되나’로 옮겨갑니다. 청약이 끝난 뒤에는 최종 배정 결과가 그 질문에 답을 보탤 겁니다.
3. 유통 물량 23.95%가 주는 힌트
회사가 밝힌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은 271만 5,067주로, 전체 상장 예정 주식의 23.95%입니다. 공모가로 환산하면 약 244억 원어치입니다. 나머지 76.05%에는 기존 주주 등의 매각 제한이 반영돼 있습니다. 최대주주와 대표이사 등 핵심 주주 지분 약 60.12%는 상장일부터 36개월간 매각이 제한됩니다.
상장 초기에 거래 가능한 비율이 낮으면 매수세가 몰릴 때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처음 풀린 물량에서 차익 실현이 집중되면 낮은 유통 비율만으로 주가를 받쳐주기는 어렵습니다. 약 244억 원은 첫날 실제 매도액이 아니라 거래 가능 주식을 공모가로 계산한 규모라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종 기관 배정과 확약이 반영되면 유통 가능 물량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 눈에는 이 숫자가 상승을 보장하는 신호라기보다 변동성을 가늠하는 단서에 가깝습니다. 첫날 가격이 빠르게 오르더라도 거래량이 얼마나 붙는지, 공모가와 벌어진 간격을 유지하는지 함께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4. AI 기업이라는 이름보다 실적의 구성을 보자
인텔리빅스는 CCTV 영상을 AI로 분석해 화재나 침입 같은 위험 상황을 탐지하는 영상관제 사업을 합니다. KB증권 기업 분석에 따르면 2025년 매출은 466억 원, 영업이익은 약 49억 원입니다. 영업이익률은 약 10.5%였고, 전년보다 매출과 이익이 모두 늘었습니다. 기술 기대만으로 공모가를 설명하는 기업과는 출발점이 다릅니다.
다만 같은 자료에서 2026년 상반기 매출은 약 234억 원, 영업이익은 약 12억 원입니다. 매출은 작년 연간 실적의 절반가량을 냈지만, 영업이익은 약 4분의 1 수준입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도 약 5.2%로 낮아졌습니다. 공공사업은 예산 집행과 납품 시점에 따라 분기 실적이 흔들릴 수 있으니 반기 숫자만으로 연간 부진을 단정할 일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작년 이익률이 자동으로 회복된다고 가정하기도 이릅니다.
매출의 내용도 중요합니다. KB증권 자료에서 올해 상반기 매출 비중은 하드웨어가 약 58%, 소프트웨어가 약 38%입니다. 시장이 AI 소프트웨어 기업에 주는 높은 평가를 그대로 적용하려면 소프트웨어 판매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실적으로 확인돼야 합니다. 국내 구축 사업이 늘어나는 경우와 구독형 서비스·해외 사업이 새 매출원으로 자리 잡는 경우는 기업가치를 설명하는 방식부터 달라집니다.
상장 첫날에는 제한된 유통 물량과 공모주 투자 심리가 주가를 움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 뒤에는 공공 수주가 매출로 잡히는 속도, 소프트웨어 비중, 영업이익률이 더 오래 남을 변수라고 봅니다. 저는 인텔리빅스 공모주를 볼 때 첫날 가격보다 다음 실적에서 9,000원의 근거가 두터워지는지를 더 눈여겨보겠습니다.
